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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림인
[나한림인] 제 53회 한가회포럼 _ 건축적 실천으로서의 건축전시회
제53회 한가회포럼
주제: 건축적 실천으로서의 건축 전시회
강사: 최원준 교수 I 숭실대학교 건축학부
일시: 2020.07.07
장소: 한림건축그룹 대회의실
동대문 DDP가 지닌 건축 의미를 설명하는 최원준 교수, 2020.07.07
1. 건축 어떻게 볼 것인가
건축이 지닌 의미와 상징을 건축 전시회를 통해서 건축 전문가뿐만이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통해 건축을 설명하는 최원준 교수. 최교수는 스스로 “건축 전시회에 건축이 있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한국의 20세기 초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전시장의 공간에 비춰진 기록적인 고증을 통해 건축의 공공성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해외 건축(뉴욕의 MOMA, 헝가리 문화원, 일본의 모리 미술관 등) 전시회 사례를 통해서 어떻게 건축이 대중과 만나는지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안양예술공원 내에 자리한 건축가 김중업 미술관
이처럼 사진과 소형의 건축물을 통해 한 건축가의 업적을 살펴볼 수 있고 건축가 김중업을 통해 한국 건축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건축 전시회
안양예술공원 내에 자리한 건축가 김중업 미술관
안양예술공원 내에 자리한 건축가 김중업 미술관
건축가의 드로잉을 전시함으로서 최초 한 작가의 감성적 접근법과 창조적 아이디어를 볼 수 있는 건축 전시회
(출처:https://blog.naver.com/jbm993/220394136637)
김중업 살아생전 르 꼬르뷔지에와 함께
최교수는 스스로 간직하고 있는 고증의 자료 슬라이드 쇼를 통해서 우리가 전시장의 공간에서 건축을 본다는 것에 대한 다양성에 대해 설명을 했다. 일례로 “레오나르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보러 루브르 박물관을 가서 모나리자를 자세히 보는 것 보다 핸드폰으로 그 현장을 기록하는 것에 더 열중하는 아이러니가 있다”고 꼬집는다.
이는 전시된 공간의 현장에서 관람자가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서 작품의 의미가 변한다고 말한다. 결국 어떻게 보는가에 대한 관점은 정해진 룰이 없는 것이다. 다만, 우리가 현장을 직접 보지 못했다면 누군가 촬영해 놓은 사진 이미지를 관찰한다는 것이다. 이 때 사진가가 어떻게 대상을 관찰하며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건축 전시회를 통해 건축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초상화를 핸드폰으로 기록하려는 현장
(출처:https://steemit.com/travel/@smmtrade/le-musee-du-louvre)
뉴욕-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 Frank Lloyd Wright 전시장 일부
2. 건축 전시회가 지닌 의미
공간의 전시장을 통해서 건축을 본다는 것은 실제의 건물을 보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실내의 공간에 놓인 건축물을 본다는 것은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논리가 최교수의 주장인 것 같다. 그러면서, 뉴욕 MOMA, 1964년 “건축가 없는 건축” 전시장 이미지를 보여주었다.1964년 뉴욕 MOMA에서 개최된 ‘건축가 없는 건축전’
(출처:https://www.moma.org/calendar/exhibitions/3459?installation_image_index=2)
또 다른 예로, 뉴욕현대미술관, MOMA는 1929년 ‘모던 건축’이라는 타이틀로 유럽의 건축물을 미국에 소개하였다.
르 꼬르뷔지에 건축 드로잉
르 꼬르뷔지에 건축 방
바우하우스 방
(출처:https://www.moma.org/calendar/exhibitions/3459?installation_image_index=2)
뉴욕 MOMA모마는 이 전시를 통해서 “건축이 고급 예술 영역 안으로 끌여들이기 위한 야심찬 기획이었다. 또한 이 전시는 순회전을 통해 전시와 더불어 책을 발행하여 건축을 예술로 다루는 계기가 되었다”고 최 교수는 말한다.1943년 브라질 건축전, MOMA
MOMA모마에서 기획한 브라질 건축전시
이 전시는 건축 사진으로만 브라질 건축에 대한 전시 기획
1945년 미래의 소형주택 전시, MOMA
1988년 해체주의 건축전시, MOMA
2018년 '건축의 일본" 전시회
‘건축으로서의 공예’ 섹션에서는 교토의 국보 다실인 타이안을 실물 크기로 옮겨왔다.
2018년 일본은 모리 미술관에서 ‘건축의 일본’이라는 전시를 통해서 실내 공간 안으로 실제의 건물 크기와 동일한 사이즈를 전시하였다.
‘건축으로서의 공예’ 섹션에서는 교토의 국보 다실인 타이안을 실물 크기로 옮겨왔다.
2018년 일본은 모리 미술관에서 ‘건축의 일본’이라는 전시를 통해서 실내 공간 안으로 실제의 건물 크기와 동일한 사이즈를 전시하였다.
지금은 철거된 단게 겐조 주택을 1:3 크기로 재현해놓은 모형이 ‘연이은 공간’ 섹션에 전시되어 있다.
(출처:https://vmspace.com/report/report_view.html?base_seq=Mzgy)
원대하고 야심찬 기획이다. ‘일본의 건축’이 아닌 ‘건축의 일본’. 풀어 쓰자면 건축에 내재된 일본성, 건축의 역사를 통해 살펴본 일본의 정체성이다. 세계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혹은 세계화 시대이기에, 국가의 정체성, 특히 그 문화적 정체성은 여전히 중요한 화두다. 통합된 시장을 지향하는 자본주의 문명에 맞서 지역의 고유한 속성들을 보존해야 한다는 문화적 당위성을 넘어, 국가가 정책, 군사, 재정 활동의 엄연한 단위인 현실에서, 정체성의 모색을 통해 내부적으로 소속원의 단결과 합의를 도모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이며, 다만 경계할 것은 이를 국수적 배타주의로 이끄는 정치적 남용이다.1 집단의 정체성을 논하는 데 있어 모두가 공유하는 삶의 환경을 조성하는 건축만큼 효과적인 분야는 없으며, 더구나 일본에게 건축은 주변국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 여전히 세계적으로 우위를 점유하고 있는 영역이 아닌가.----- 중 략 -----
3. 드러낸 이야기와 숨어 있는 힘
전시 작품 100선에는 단게 겐조, SANAA, 타니구치 요시오, 반 시게루 등 널리 알려진 건축가들의 작업이 복수로 선정되어 있고, 해외 건축가의 해외 건축 작품, 즉 일본과는 인적, 지역적 연계가 전혀 없는 작품도 포함된 반면, 독특한 기계미로 널리 알려진 다카마스 신이나 공업적 생산과 표상을 도모했던 하라 히로시, 야마모트 리켄 등의 작품은 보이지 않는다. 하나의 선택은 곧 다른 하나의 배제이며, 특정한 내러티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에 어긋나는 작품들은 선택받지 못했을 것이다. 메타볼리스트 이소자키 아라타와 기쿠다케 키요노리의 작품도 그 실험성에 주목하기보다는 전통 목구조 형식을 차용한 사례로 소개되었음을 상기한다면, 본 전시회가 전달하는 주제는, 비록 건축의 다양한 속성에 걸쳐 있다 하더라도, 규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세대를 잇는 유전자를 논하며 정체성을 모색하는 것은 비단 과거와 현재의 연속성뿐 아니라 미래의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며, 규범은 방향을 설정하되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는 적절한 위치에서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사실 전시의 세부 내용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수백 년의 역사를 재현할 수 있는 다양한 건축 자료의 현존,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섬세한 보존체계, 비주류의 영역도 전문화된 교육체제를 갖춘 두터운 사회적 하부구조, 그리고 건축문화에 대한 국가적 규모의 진지한 성찰을 도모하는 사립미술관의 존재다. 이러한 기반이 일본 건축의 힘이며, 앞으로도 일본 건축의 국제적 위상을 이어줄 것이다.
글: 최원준 -숭실대학교 건축학부 부교수로 건축사와 건축 이론 및 설계를 가르치고 있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건축역사 및 이론 전공)를 받았다. 이로재에서 실무를 익혔으며,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건축・계획・보전대학원 연구원으로 박사 후 연구를 진행하였다. 현재 목천건축아카이브에서 한국 근현대건축 아카이브 구축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2002년 과천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건축가 승효상은 현대미술관 실내의 동선을 마치 도심 속을 걷듯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는 재미를 주었다.
즉, 공간적 체험을 통해 건축이 지닌 의미를 대중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한국 건축 작품이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처음으로 영구 소장됐다. MoMA가 10일 시작한 건축 기획전 'Recent acquisitions of Architecture(최근 건축 소장전)'에 건축가 승효상의 작품 '수백당(守白堂)'과 김영준의 작품 '자하재(紫霞齋)' 두 점이 전시됐다. 이번 전시회는 MoMA가 지난 2005년부터 최근까지 소장한 주요 건축물의 모형과 드로잉, 건축 자료 등을 처음 공개하는 전시회다. 건축물의 특성상 작품 자체의 소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MoMA는 이런 방식으로 건축 작품을 소장한다.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승효상의 수백당은 큐브 모양의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형태의 주택이다. 파주 헤이리에 있는 김영준의 자하재는 2층 콘크리트 가옥으로 영화감독 박찬욱의 집이다. 승효상은 "지난해 MoMA 건축 부문 수석큐레이터인 배리 버그돌이 방한해 한국 건축 작품을 본 뒤 내 작품과 김영준 작품을 소장하기로 결정했다"며 "버그돌이 여백을 중시하는 한국적인 공간 배치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건축의 변방에 머물러 있었던 한국 건축이 세계무대로 들어가는 길을 뚫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출처: https://m.chosun.com/svc/article.html?sname=news&contid=2010111002300)
제53회 한가회포럼_숭실대학교 최원준 교수(왼쪽 다섯번째)와 함께, 2020.07.07 한림건축그룹 대회의실에서
최원준 교수 강의를 경청하는 한림건축그룹 임직원
4. 포럼을 마치며,
공간 안으로 들어온 건축물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견해그리고 그 공간에 갇혀 있는 건축물의의미와 상징성,
마지막으로 관람객의 눈에 비친 건축의 의미까지.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인간의 창작에 의해 탄생한 건축을 공간과 건축의 상호관계를 통해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다양성에 대한 담론!
글/사진: 한림건축그룹